오늘은 아침부터 하늘이 유난히 맑더라고요. 선선한 바람이 불고, 햇살도 너무 따뜻해서 그런지 괜히 예전의 계절들이 하나씩 떠올랐어요.
겨울이면 겨울 나름의 고요함이 좋았고, 봄이면 어디선가 나는 꽃내음에 마음이 설렜죠. 여름에는 땀에 젖은 웃음소리도 있었고, 가을엔 낙엽 밟는 소리가 그렇게 좋았어요.
지금은 그 모든 계절이 다 지나가고, 그때의 나도 이제는 조금 달라졌지만 문득문득 계절 속 순간들이 사진처럼 마음속에 걸려 있어요.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왜 그런 날이 있잖아요. 어느 계절, 어느 날, 어떤 냄새, 어떤 음악에 괜히 마음이 스르르 젖어드는 그런 날이요.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어요. 점심시간에 잠깐 걷다 마주한 햇살에 작년 이맘때의 내가 떠오르고 그때 내가 했던 말, 그날 함께였던 사람, 그 모든 게 그리워졌어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때 그 계절을 조금만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이 순간도 언젠가는 그리운 계절로 남겠죠.
그래서 오늘은 하루를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마음 담아 보내기로 했어요. 지나간 계절을 그리워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도 소중히 간직하려고요.